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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안개가 걷히면 처녀뱃사공 편입니다.

인생을 살다보면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있습니다.

한치앞도 볼수 없기에 좌절하고 더이상 일어날 수 없는 상황에 까지 가곤합니다.

그러나 오늘의 주인공 김가영씨는 말합니다.

안개가 걷히면, 더 맑고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이죠

그녀의 이제까지의 인생은 말그대로 짙은 안개에 쌓여 있었습니다. 좌절도 했지만 인생의 가장 답답한 곳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고 있는 그녀의 인생이 진한 여운을 남겨줍니다.

그녀가 어머니와 살고 있는 전라남도 완도군 금일읍 충도로 가보시죠.

다시마 농사가 어느정도 힘드냐면 "다시는 하지마"에서 나왔다네요.

그러나 김가영씨는 그 힘든 다시마 농사를 지으며 안개가 걷히기를 바라고 있다고 합니다.

그 안개는 친오빠를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하게 할만큼 무서운것이지만 말이요. 

목가적 풍경으로만 보이시나요? 김가영씨의 투쟁적 삶이 숨어 있는 현장입니다.

80가구 200여 명이 살고 있는 이 섬에는 처녀 뱃사공이 있다. 

김가영씨는 결혼 후 고향인 충도를 떠나 육지에서 살다가 9년 전 다시 충도로 돌아왔다고합니다. 

 아버지가 정해준 남자와 스무 살에 결혼 해 두 아이까지 낳았지만, 10년간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했던거지요. 

그 사이, 가장 의지했던 오빠가 안개 바다에서 죽음을 맞았고, 아버지도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녀에겐 신병도 찾아왔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하루하루 죽을 길만 찾았다는군요.

남편의 폭력은 더해갔고 결국, 두 아이들을 품에서 키우지 못하고, 쫓기듯 고향으로 돌아온거죠. 

고향의 바다는 상처 입은 가영 씨를 품어 주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부터 아버지와 멸치 배를 탔던 돌아온 처녀 뱃사공. 그녀가 선택한 일은 다시마 농사였던거죠.  

다시마 농사의 끝물인 8월에도 매일같이 충도 앞바다로 출근해야한답니다.

장정의 몸으로도 하기 힘든 다시마 작업을 해 온지 벌써 7년째이죠.

바다 속에서 실하게 자란 다시마의 무게는 약 30kg라고 하네요.

한배 가득 건져 올려 뻘을 닦고 그날 즉시 해풍과 햇살에 말려야 우리가 먹을 수 있게되고요.

고되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남들의 도움을 받기 보다는 매사 스스로 해결 해 나갑니다.

바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그녀는 배 정비부터 낡은 집안 수리까지 혼자서 척척 해냅니다. 

항상 시대를 앞서가며 일을 벌이던 김가영씨 아버지 때문에 28년을 남편 뒤치다꺼리로 힘들게 보낸 사람이 엄마 서용심(74) 씨입니다.

‘부전여전’ 이라고, 아버지를 똑 닮은 딸 가영 씨가 못마땅한건 당연하겠죠.

매사 어머니와 부딪히며 모녀 사이는 바람 잘 날이 없다는군요.

이런 어머니의 속도 모른 채 가영 씨는 얼마 전 규모가 큰 배 한척을 구매했네요.

아버지가 시작했던 미역공장 터에서 다시마 작업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가영 씨는 일을 벌이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여자로서 알콩달콩 사는 행복한 삶은 뒷전으로 미룬 채, 바다에서 배와 결혼한 딸을 보며 어머니 용심 씨는 한숨만 내쉴 뿐이죠.

게다가 아들을 배사고로 잃었기 때문에 가영 씨가 안개 속으로 배를 몰 때마다 속이 까맣게 타들어갈수 밖에 없습니다.

어머니에게 가영 씨는 말 그대로 물가에 내놓은 자식입니다.

 

그러나 김가영 씨는 알고 있겠죠. 

그 누구보다 긴 안개속에 있기에 안개가 걷히면 맑은 바다가 보일 것을 알기에, 안개바다와도 같은 인생에서도 그녀는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는겁니다.

남쪽 섬 충도에는 제 2의 인생을 바다에서 펼치는 여선장, 김가영가 안개가 스스로 걷히기를 기다로고 있습니다.

그 안개가 걷히고 나면 알게 되겠죠.

고등학교도 진학하지 못하고 어버지를 도와 배를 탔던 처녀 시절, 그리고 남편의 폭력으로 얼룩진 결혼 생활은 물론이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지했던 오빠마저 짙은 해무 속에서 목숨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삶의 의미가 무엇일지 말이죠.

어쩌면 그 삶의 의미는 거저 주어지는게 아니겠지요.

김가영씨처럼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다시 살아보기로 힘을 낸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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