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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효라고 하거나 부자유친 등의 유교적 사상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번주 인간극장의 주인공 최기종씨와 아버지 최복규씨와 그들의 오래된 고택인 청학헌의 이야기 입니다.

청학헌은 강릉시 학동에 있습니다.

강릉 최씨 수헌공파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고택입니다.아들 최기종씨는 59세로 99세인 아버지 최복규씨가 나이 40에 나은 둘째 아들입니다. 그 옛날 자랄때는 첫째 아들에 밀려 관심이 조금 빗겨나갈 수 밖에 없는 차남의 역할로 묵묵히 커왔겠죠. 

 

아버지가 99세가 되면서 건강도 안 좋아지자 아버지는 당신이 나고 자라고 모든 추억이 깃들어 있는 청학헌에서 마지막을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고 차남 최복규씨는 운영하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정리하고 아버지와 함께하기 위해 강릉 청학헌으로 오게되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은 일산에 남겨두고 홀로 아버지 곁으로 오게된거죠.

아버지의 마지막 뜻을 들어드리기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하게되었습니다.

99세 아버지와 59세 아들의 조금은 특별한 고택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강릉에 올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오래 머물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 하는 아들입니다. 아들과 아들은 서로를 잘 모르죠.

아버지 봉양이라고 해봐야 하루 세끼 밥만 잘 챙겨드리면 될 줄 알았다고 할 정도니까요. 그러나 평생 처음으로 아버지와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아버지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를 대신 지켜 나가는 것이야말로 아버지께 할 수 있는 마지막 효도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나고 자란 곳이자 평생의 추억이 깃든 청학헌은 아버지에게 단순한 살아가는 집이 아니라 집안의 역사이자 삶의 전부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들입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바람대로 고택을 고택답게 가꾸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아들입니다.

아들 자신도 이제 과거를 추억하고 옛것의 가치에 대해 어렴픗이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된거죠. 

고택과 함께 나무처럼 평생 한 자리를 지켜 온 아버지이기에 마을 사람들에게도 덕망 높은 어르신으로 기억되고 있는 아버지 입니다.

오랜 시간 강릉의 전통과 함께 이어져온 금란반월계, 보인계가 있습니다.

지금은 아들 최기종씨가 그 전통의 자리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하며 전통 지킴이 역할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맛있는 밥을 위해 평생 해본적 없는 논농사를 하며 쌀을 생산하기도 하고 추어탕을 좋아했던 아버지를 위해 직접 사온 미꾸라지 100여 마리를 논에 풀어 키우고 있습니다.

올해 10월이면 맞이하게 될 아버지 백수잔치에서는 축하해주러 온 사람들에게 맛있는 추어탕을 대접하기 위한 준비입니다.

아들은 이렇게 아버지의 기쁨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점점 기력이 약해지는 아버지의 세월까지 돌려드릴 수는 없지요. 

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며 홀로 숨죽여 눈물 흘리는 아들입니다.

내일 2부에서는 형님 내외가 청학헌을 찾은 덕에 일산의 가족을 찾아갈 수 있게 되는 기종씨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요새 부쩍 더 기력이 없으신 아버지가 맘에 걸렸는지 서둘러 청학헌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런 착한 아들 최기종씨의 바람과는 반대로 아버지는 점점 기력이 없어집니다.

자신의 기준으로 행하는 효가 아니라 그 대상이 되는 아버지가 원하는 것을 곁에서 묵묵히 들어드리는 아들 최기종씨가 21세기 요즘 시대의 효는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생각을 던져줍니다.

최복규 할아버지가 건강해지셔서 이런 아들의 효를 잘 받으실 수 있게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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