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쏠쏠한 듣는 재미와 상상하는 흥미로움을 전해주던 알쓸신잡이 벌써 마지막 여행지 알쓸신잡 전주 편을 방송했네요. 오늘 알쓸신잡 전주편은 전주와 관련된 주제의 대화들이 쉴새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통영에서 시작된 알쓸신잡 잡학박사들의 수다가 마지막 여행지 전주에서 꽃피웠네요.

오늘도 처음부터 보지는 못했지만 전주인생영화제에서 각자의 인생영화를 오픈하는 장면부터 보게됐습니다.  각자의 인생영화에 대한 질문에 정재승은 ‘시네마 천국’을, 유희열은 ‘로마의 휴일’, 유시민은 ‘자토이치’와 ‘장고’를 꼽았습니다. 영화에도 그 사람의 인생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투영되는것 같아 흥미롭네요. 유시민은 ‘장고’를 좌파 액션 영화라고 했지요. 그랬던가요?ㅎㅎ

정재승은 ‘덤앤더머’ 영화 얘기에서 사뭇 진지한 말투로 자신의 에피소드를 끝까지 들어달라고 해서 잠시 긴장감을 유발했지요. 결국 그가 꺼낸 얘기는 먼 옛날에 호기심 천국 시절의 이야기였지요.

결국 진지한 과학자 정재승은 방귀박사 이야기로 주위를 폭소케 했지요.

더러운 얘기를 하나 하겠다 며 관심을 집중시킨다음 덤앤더머에서 방귀를 뀌면서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장면을 보여주며 시작했는데요.  정재승은 '방귀도 불이 붙나요?'라는 칼럼을 썼는데 '호기심 천국' 작가가 정재승 박사에게 연락을 해서 실험을 하고 싶다고 했다라고 했군요.

정재승은 자신도 물론 호기심이 있던터라 방귀에 불을 붙이는 실험을 할 수 있게 돼 적극 도움을 주기로 했지요. 그런데 대본의 내용이 방귀 박사를 모신다고 해서 정재승이 박귀박사로 나가게되면 첫 이미지가 방구박사로 굳어지게 되지 않을까 고민이 된거죠. 

결국 교수님에게 조언을 구하기로 했는데 지도교수님 말이 더 걸작입니다. 당시 정재승이 박사과정이기 때문에 방구박사라고 하면 안돼고 방구석사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조언했다네요.  그 학생에 그 교수님이네요.

그래서 작가에서 방구석사로 소개해 달라고 해서 결국 정재승의 방송 출연은 무산됐던거죠.

그외에도 정재승은 전주시장 청년몰에 적혀있는 "적당히 벌어 잘 살자"라는 모토가 너무 좋았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삶과 일에 대한 가치관인 워라발(Work Life Valance, 워라밸)에 대해 언급했는데 인문적으로 살아가는 과학자의 시선이 참 따뜻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당시 호기심천국에서 방구에 불이 붙는지 검증하는 편은 정말 화재가 됐었지요.

결과는 어떻게 됐냐구요. 정재승 없는 호기심 천국은 결국 방귀에 불을 붙이며 대성공으로 끝났었지요.  이때 원하는 대로 방구를 낄 수 있다는 한무의 활약이 정말 대단했죠.

그때 방귀 석사로 나갔으면 오늘의 정재승은 어떨까하고 궁금해하네요. 

 

항상 조각단위로 알쓸신잡을 보게됐는데 굉장한 것이 언제부터 보기 시작하던 상관없이 얘기에 빠져든다는거죠.  그냥 편안하게 듣지만 잡학의 놀라운 다양성에 혀를 내두르며 동화되는게 알쓸신잡이죠.  오늘이 마지막 여행지라고 하는 데 그간의 과정을 보니 지난달 2일 통영을 시작으로 출발한 잡학박사들의 수다는 순천&보성을 거쳐, 강릉, 경주, 공주&부여, 춘천을 지나 전주로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총 9회로 제작되는 ‘알쓸신잡’은 이제 감독판 1회 만을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아고 아쉬워라. 

또하나 오늘 관심 깊었던 장면이 유시민의 사진을 통한 자기 내면 들여다보기 였습니다.

전주에 보관되어 있는 이성계의 어진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윤두서의 정면을 바라보는 자화상 얘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이어진거죠. 유시민은 정치를 그만두기 전 자신의 얼굴 사진을 포털에서 찾아 보니 너무 고통스러워보였다며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정치를 그만둘 결심을 했다고 하네요. 맛 컬럼니스트 황교익 역시 원래 잘 웃지 않았다 예전 별명이 게슈타포 였다고 하네요. 물론 지금은 가장 자연스럽게 잘 웃는 사람이 황교익이 됐지요.****** 

 

유시민은 그러면서 자신의 지금 상태를 파악하는 꿀팁을 하나 풀었습니다. 직장등에서 서로 동료의 사진을 찍어주고 1주일 단위로 한번에 교환해보라는거죠.

사진속의 자신의 상태에 따라서 거취를 결정하는것이 좋다는 말이죠.

이런게 진정한 알쓸신잡의 매력이죠. 아무것도 아닌 알아도 딱히 쓸데없는 것 같지만 가끔 무릎을 탁 칠 만큼의 강한 통찰을 제공하는 거죠. 바로 쓸데없음의 힘이 이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힘을 빼면 진리가 보인다고 할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