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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죽굴도 그대와 둘이서 김일호 소정숙 부부

죽굴도라는 섬을 들어보셨나요?

이번주 인간극장 죽굴도 그대와 둘이서 편에서 소개되는데요,

유명한 땅끝마을과 보길도 주변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왕죽나무가 많이 자생해서 죽도라고 불리다가 죽굴도로 불린다고 합니다.



이곳에 온갖 인생의 풍파를 겪고 새로이 정착한 부부가 있습니다.

섬의 주민은 단 한가구가 있었고 두번째 가구가 된 섬이네요.

한때 50여 명이 살았지만, 험한 파도 때문에 떠났다고합니다. 그동안 달랑 한 가구만 남아 쓸쓸하던 죽굴도 섬에 이들 김일호(59)씨와 소정숙(54)씨가 정착하기 위해 온게 벌써 7년전이구요.

인간극장 죽굴도

***** 

24년전 첫 만남에 김일호 씨는 보길도에서 소정숙 씨를 배에 태우고 시댁으로 데려갔다는군요.

상남자 일호씨에게 끌려 정숙 씨는 모르는 척 따라갔고, 그렇게 부부의 24년간의 결혼 생활이 시작됐지요.  이후 스억척스레 삶을 일구고 3남매를 키워냈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그렇듯 부부의 연이 이렇게 시작된거죠.

하지만 정숙씨에게 기다리는 건 5명의 어린 시동생 돌보기와 그 와중에 임신한 몸으로 시부모님의 병시중 들기 였습니다. 열심히 살아도 병원 빚은 점점 쌓였고, 나아지는 게 보이지 않았지요.

성실히 고생하며 어려운 살림을 이어갔지만 어느 날, 남편이 덜컥 2억이라는 큰돈을 사기당하면서 이들 부부의 인생극장이 막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울화가 쌓인 남편은 부쩍 날카로워져서는 혼자 배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고 이런 상황에서 남은 것은 부부싸움 뿐이었죠.  정숙씨도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요.

결국, 남편은 일방적으로 이혼을 선언하고 집을 나가버렸다는군요.

부부 사이의 신뢰를 깨트리고, 집을 박차고 나간 미운 남편은 결국 내심 그를 기다리던 아내 정숙씨에게 돌아와 무릎 꿇고 사과하면서 인생극장 2막이 시작됐습니다.

아내 정숙 씨는 다신 남편을 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어찌 삶이 그리 단칼에 해결되는가?

전국을 떠돌다 1년 만에 무릎 꿇고 나타난 남편을 외면하지 못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노화도 양식장에서 죽어라 일만 했던 지날날을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 이 섬, 죽굴도로 들어온거죠.


 인간극장 죽굴도


사람에 치이고, 빚에 지친 부부에게 죽굴도는 완벽한 치유 그 자체였습니다.

바닷가의 아무 돌만 들면, 자연산 전복과 고동이 기어 다닐 정도였죠.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고(?) 영화 같은 삶을 살수 있는 곳이 바로 죽굴도 였던거죠.

그러나 세상일이 그렇듯 생각과 달리 죽굴도의 삶에도 어려움이 있지요.

물 부족과 너무 센 바람이 그 어려움이지만 사람과의 어려움에 비하면 이 정도야~

일출과 노을을 섬에서 직접 본 사람은 잊을 수 없지요.

이제 이들 부부은 탁 트인 바다위의 노을을 매일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쌓인 삶의 무게가 한 없이 가벼워지는 순간을 맛볼 수 있습니다. 

죽굴도의 멋진점은 부지런하면 해초며 물고기며 먹을 것이 지천인 점이죠. 

한동안 위기를 겪은 부부는 죽굴도에서 항상 함께 붙어다닙니다. 

풍족한 섬에서 금실 좋은 부부나네요.  

죽굴도의 풍요가 어느정도냐면 아무 돌덩이만 들어도 자연산 전복, 해삼이 줄줄이 나오고 바위틈에 던져 놓은 망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꺼내 먹을 수 있을 정도죠.  

산에서는 누가 심어서 가꾼 것도 아닌데 오디가 잔뜩 열리고요. 파라다이스네요.



이 파라다이스 죽굴도에 처음에는 대나무 사이에 집터에 직접 맨손으로 집을 짓고 마당을 만들고 했지요. 이제 더욱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올해 가뭄으로 전국의 땅이 갈라지고 있지요.  섬은 항상 물이 귀한데 이곳 죽굴도의 물 상황은 더욱 힘듭니다.  물과의 전쟁이 시작된거요.


인간극장 죽굴도


3개월째 비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섬의 우물들은 바닥을 보인거죠.

담 앞에 꽃은 시들고 텃밭은 온통 메말랐으며 손수레 가득 물통을 가져왔지만, 며칠 못가 바닥이 드러날 게 뻔하고요. 아끼고 아껴 쓴 비상용 물탱크도 마지막까지 바닥을 긁었더니 흙탕물이 됐을정도로 심각합니다. 


인간극장 죽굴도


설거지했던 물로 빨래하고, 그래도 버리기 아까워 텃밭, 꽃밭에 뿌리며 사는군요.

유일한 이웃인 복단(66) 씨도 이렇게 심한 가뭄은 8년 만에 처음이라고 할 정도네요.

파라다이스 죽굴도에서 나갈 수는 없기에 부부는 물을 찾아 떠납니다.

토박이 녹산(70)씨를 따라 비장한 표정으로 섬 뒤쪽을 샅샅이 찾는데 도착한 곳은 위험천만한 절벽입니다. 파라다이스 죽굴도에서 이들은 새로운 샘을 찾을 수 있을까요.

다행히 지금쯤은 장마로 해갈이 되고 있겠네요.  

이렇게 또 바다를 그리워하며 인간극장에서 새로운 또 하나의 인생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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