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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사이다 라는 키워드가 유행입니다.  국회가 갑의 입장에 서는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나서 국회의원이 조명받는 것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수비를 담당하던 이낙연 총리가 갓낙연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낙연 총리의 발언내용들이 속 시원한 답변이습니다. 반면 질문을 한 몇몇 의원들의 수준 낮은 질문과 대비가 되며 이낙연 사이다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낙연 사이다 몇가지만 봐도 그동안 몇몇 정치인들의 저급함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실망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앞뒤없이 정부 관료를 대상으로 고성과 삿대질을 하면 국민들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지 알았나봅니다.  그런 시기도 있었지요.

누가봐도 정부에서 잘못하고 있는 부분을 속 시원히 질타하는 국회의원을 보면서 OOO 사이다 식으로 말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민들이 겉모습만 보고 시원함을 느끼는건 아니라는 점이죠.  국민들은 훨씬 현명하다는 것을 국회의원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입니다.  이낙연 사이다 화법의 정수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꼽아봅니다.  질문의 전제를 무너뜨리는 화법입니다.  역시 질문자는 자유한국당입니다.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최근에 MBC KBS가 불공정 보도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라고 물었고 이에 "꽤 오래 전부터 (MBC, KBS를) 잘 안 본다"고 한 게 바로 그 예입니다. 방송시청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불공정 보도 여부 판단'의 전제가 아예 없었다는 얘기가 되는거죠. 이 대답 하나에 '방송 장악' 프레임을 씌우려던 박대출의 의도는 너덜너덜해졌습니다. 

이 총리는 그러면서도 "좀 더 공정한 채널을 보고 있다"고 말해 박대출을 완전 KO 시킨거죠. 이 한마디로 MBC, KBS가 덜 공정하다는 말을 한거죠. 논란은 피할 장치까지 마련한거죠.

'언중유골'의 모범 사례로 봅니다. 상대방은 더이상 반격할 여지가 없게됩니다.

최근에 언론과 국민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김성태의원입니다.  김성태의 답변에서 이낙연 사이다 는 더 빛을 발합니다. 김성태 가 먼저 입을 엽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이 얻은 게 뭔가. 핵과 미사일인가" 

이낙연 총리는 "지난 9년간 햇볕정책과 균형자론을 폐기한 정부가 있었다. 그걸 건너뛰고 이런 질문을 받는 게 뜻밖이다"라고 말해 전 정권에서 여당이었던 김성태 를 오히려 궁지에 몰았습니다. 

참 뻔뻔하다고 생각하던 국민들을 대신해서 시원함을 주기 때문에 사이다겠지요.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기보다는 애국심과 대의명분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빠져나가기도 하는데요, 또 김성태 의원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통화하면서 '한국이 대북대화를 구걸하는 거지같다'고 말했다는 기사도 나왔다"고 합니다.  이낙연 총리는 "김 의원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사실 김성태 의원은 일본총리를 더 신뢰한 걸까요?  도저히 맞대응을 할수 조차 없겠지요. 

김성태 의문의 수난은 또 있습니다.  "대통령이 무슨 산타 할배입니까? 이런 식으로 포퓰리즘을 해선 안된다는 거 명심하십시오! 문재인 정권이야말로 최순실 국정농단의 가장 큰 수혜자입니다!"라는 헛소리를 시원스럽게 피해갑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큰 짐을 떠안은 것을 저희들로선 불행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수혜자일 수 있겠습니까?"  자유한국당 니네들이 만든 뒷처리를 하고 있다는 점잖은 표현입니다. 

이낙연 사이다를 제공해준 상대에는 김무성도 있습니다. 김무성 의원은 “지금 수십조씩 퍼붓고 있는 복지 예산을 늘릴 때라고 보느냐, 안보 예산을 늘릴 때라고 보느냐”고 질의에, 이 총리는 “안보예산도 필요한 것은 늘려야 하지만, 복지 예산이 늘어난 것은 대부분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들이 공통으로 공약된 사항들이 먼저 이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속시원한 답변을 했습니다.  구 새누리당 출신으로써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원죄겠지요. 

다음으로는 여당인 민주당의 박영선 의원이 이낙연 총리의 유머와 카리스마를 보이도록 유도했ㄱ군요. 박영선 의원이 국정원의 댓글조작에 대해 지적하며 “국정원이 지시한다고 고쳐지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을 쉽게 보지 않는다. 하지만 총리도 쉽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는데, 이낙연 총리의 재치와 총리의 위엄을 동시에 보였다는 평입니다.


이렇듯 이낙연 사이다를 선사한 대정부질문 막강 수비수 이낙연 총리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들이 재밌습니다. “대단하십니다 한번도 큰소리 안내시고 한방씩 원투펀치 ㅎㅎㅎ 괜히 총리가 되신게 아닌가봅니다“,  “총리님 정말 멋지십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 희망이 보이네요”, ”, “큰 사람의 진가를 볼 수 있었음”, “목소리도 너무 멋지시고 답변하시는모습이 너무 속시원하다” 등의 반응이 지금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과 궤를 함께하는것 같습니다.

이낙연 총리가 이렇듯 야당의 집요한 공격에 이낙연 사이다 를 보일 수 있었던 원천은 무얼까 궁금했는데 그의 살아온 과정을 보면 명확해집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952년 12월 20일 생으로 우리나이로 66세인 언론인 출신입니다. 1979년부터 동아일보의 정치부 기자로 21년간 재직을 하였고, 2000년 16대 총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탁하여 고향인 전남 함평영광에 출마하여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국회의원 시절 그 어렵다는 정당 대변인에 5번이나 발탁되어 5선 대변인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으니 어찌보면 막강 수비수 사이다 화법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아무리 언변이 좋아도 진실함과 디테일한 지식이 없으면 불가능하겠지요.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총괄해야하지요.  나라 살림에 관한 모든 것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넓고 깊게 알아야 한는데 이낙연 총리가 적임자인것 같습니다. 


북핵 사태부터 원전 이슈, 예산안까지 다양한 분야의 질문에서 보인 이 총리의 상황 파악 능력은 보는 이들을 연일 놀라게했습니다. 디테일함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국제적 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할 때는 앞서 김정은을 만났던 후지모토 겐지, 데니스 로드맨 등을 기억하고 언급했습니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말해 신뢰감을 높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3월 공개된 북한의 핵폭탄 직경이 얼마냐는 물음에는 바로 "작년 3월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한거죠.

마지막으로 이낙연 총리의 보좌진이 전했다는 이낙연 총리의 화법 하나만 배우며 마무리 해 봅니다.  "누구한테 왼손을 맞으면 그 왼손만 이리저리 들여다 보는데, 그럴 게 아니라 오른손으로 맞받아 쳐라." 라는 말입니다. 

껄끄러운 질문에 답을 찾으려 한다면 질문자의 의도에 말려 들기 십상임을 경험했을 겁니다. 유도신문에 걸려들 수도 있기에 역공이 최선의 대응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생활 속에서도 의외로 많습니다. 

그 예를 보죠. 이번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나온 화법입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로 정치권이 발칵 뒤집힌 사건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시겠습니다. 

자칫 반격으로 상대의 기분이 나빠질 수 있겠지만, 해학과 풍자를 동원해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입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의 공격입니다. "한국은 삼권분립 국가가 아니다, 제왕적 대통령 1인제"라고 한거죠. 이낙연 총리는 “조금 전에 삼권분립을 체험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는데 바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서도 황주홍을 무장해제시킨거죠.

오늘 이낙연 사이다 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전 정권에서는 주로 대통령 국무총리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들만 보다가 정말 반갑고 훈훈한 소식들만 들리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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